Q3. 부경동물원, 실내 테마파크 동물원, 거제씨월드 등 관련 기사를 보며 믿기지 않는 현실에 겨리도 마음이 많이 아팠는데요. 이와 관련해서는 계속 후속 취재를 하고 계신지, 이런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어떤 게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김지숙 기자: 최근 부경동물원과 대구 실내 테마파크 동물원에 있던 동물 240여 마리가 대구와 강릉의 다른 사설 동물원으로 이동을 했어요. 다행히 폐업한 동물원에 방치되다시피 했던 환경보다는 조금 나아졌다고 해요. 그래도 여전히 다른 지역의 실내동물원의 열악한 사례들이 계속 나오고 있어요. 거제씨월드도 마찬가지죠. 돌고래쇼나 환경에 대한 지적이 계속되지만 작년에 이어 올해도 또 번식이 이뤄져 새 생명이 태어났거든요. 수족관에서 태어난 돌고래는 야생으로 돌아가기 어려워 번식을 제한해야 한다는 것이 동물전문가들의 의견이에요.
자연스레 동물원, 수족관에 대한 취재도 계속 진행될 것 같아요. 2023년 12월부터 시행된 개정 동물원수족관법에 따라 동물원이나 수족관이 기존 등록제에서 허가제로 강화되고, 일정한 사육 기준을 갖추지 못한 곳은 더이상 야생동물을 사육하지 못하게 됐습니다. 그러니 개정된 법이 잘 적용이 되어 동물들의 환경이 나아지는지 지속적으로 지켜봐야할 필요가 있거든요. 이런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당!연!히! 독자님들의 관심이 아닐까요. 부경동물원에서 구조된 사자 ‘바람이’의 열악한 상태를 맨 처음 알린 것도 사실 김해 시민들이었거든요. 우리 곁의 동물들에게 계속 뜨거운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Q4. 동물권 취재, 기사를 작성하시면서 특별히 더욱 신경 쓰거나 고민하는 점이 있으신가요?
김지숙 기자: 동물은 인간의 말을 할 수가 없잖아요. 어떤 것이 동물을 위한 결정일까, 이런 것을 알아보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지난 2022년 8월 제주 호반 퍼시픽리솜에 갇혀있던 제주 남방큰돌고래 ‘비봉이’가 야생 방사되는 일이 있었어요. 당시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큰 인기를 누리면서, 비봉이의 야생 방사를 응원하는 목소리가 많았죠. 그런데 비봉이는 고작 5살에 포획돼 17~18년을 수족관에서만 산 돌고래였어요. 일부 전문가들은 비봉의 방사가 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높고, 야생에 적응 못하는 돌고래를 바다로 내보내는 건 ‘유기’나 다름 없다는 의견이 있었어요. 그렇지만 결국 방사는 진행됐고 이후 비봉이는 지금까지 행방불명 상태입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비봉이가 적응에 실패해 죽었을 것이라 예측하고 있어요. 이 과정은 저에게도 참 괴롭고 힘든 기억으로 남아있는데요, 뒤돌아 보면 제 마음 한 구석에도 ‘바다를 유영하는 자유로운 돌고래’라는 인간 중심의 로망이 있었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종종 들기 때문이에요.
인간의 시선이 아닌 동물의 입장에서 기사를 쓰려고 노력합니다. 그러려면 동물을 지금보다 더 잘 알아야 할 것 같아요. 우리는 여전히 동물에 대해 아는 게 너무 적거든요. 동물을 더 잘 알기 위해선 치열한 공부와 사유가 필요할 것 같아요. 지치지 않고 계속 동물의 이야기에 귀기울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