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날씨가 이어지네요. 소중한 분들과 포근한 겨울을 보내고 계신지요? 한겨레에서 디지털 전략 등을 담당하는 송호진 전략마케팅본부장입니다.
저는 최근 끝난 오디션 프로그램 <싱어게인3> 출연자들이 부른 노래 영상들을 즐겨 찾아보곤 했습니다. 그중 최종 2등을 한 소수빈씨의 노래들이 참 따뜻했습니다. 그는 사고로 오른손 검지손가락 첫마디가 잘린 일도 겪었지만, 나머지 네 손가락으로 기타를 치는 싱어송라이터가 됐습니다. 고음을 찢어질듯 내지르지 않는 그는 ‘쉬운 가수’가 되고 싶다고 했습니다. 자신은 많은 고민을 하며 힘겹게 준비했더라도, 듣는 분들에게 편안하게 다가가는 음악을 하고 싶다는 바람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그의 노래에선 ‘쉽고 부드럽게 스며드는 목소리 밑에서 단단한 힘’이 느껴진다는 감상평들이 많습니다.
디지털 공간에서 한겨레도 그러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한겨레가 세상에 나왔을 때 옆구리에 끼고 다니고 싶은 신문이었던 것처럼, 하루 한번 꼭 들르고 싶은, 찾아가면 더 머무르고 싶은 편안한 사이트가 될 수 없을까. 때론 위로가 되고, 때론 단단한 힘이 느껴지는 콘텐츠에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할 수 없을까.
이런 고민을 붙잡고 저희는 한겨레 플랫폼 개선 작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난해 6월 모바일앱을 전면 개편했고, 새해에는 웹사이트를 완전히 바꿨습니다. 주요 기사와 이슈에 대한 주목도를 높였고, 칼럼과 연재물을 더 편하게 구독할 수 있도록 개선했습니다. 사이트에서 기자 이름을 누르면 어떤 생각으로 기자로서 일하는지를 쓴 짧은 소개글도 보실 수 있습니다.
디지털 콘텐츠 차림표도 새롭게 꾸렸습니다. 후원자분들과 독자, 웹회원을 상대로 설문조사와 심층인터뷰를 거쳐 한겨레에 기대하는 콘텐츠 영역을 추렸고, 1차로 28개의 연재물을 ‘오직 한겨레에서만’이란 이름의 차림표에 담았습니다. 이 연재물들은 정해진 요일과 시간에 독자분들을 찾아갑니다. 로그인하시면 볼 수 있는 특별한 콘텐츠도 마련했습니다.
올해 상반기에 2차 웹사이트 개편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현안과 의제를 읽는 관점, 기후위기·환경·동물권·젠더 불평등과 같은 시대의 문제를 읽는 시각을 기대하시는 것에 맞춰 디지털 콘텐츠 꾸러미를 확대할 예정입니다. 개인 맞춤형 콘텐츠 추천, 기사 읽어주는 음성 서비스 등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싱어게인3> 출연자 소수빈씨와 함께 학창시절 노래 연습을 하며 가수를 꿈꿨다는 그룹 에이핑크의 정은지씨는 이런 말을 하더군요.
“(소수빈은) 친절하기 위해 뒤에서 더 많이 노력하는 사람, 그런 준비를 묵묵히 하는 가수다.”
한겨레 디지털 공간에 편안하게 스며들어 단단한 콘텐츠를 만날 수 있도록 저희도 묵묵히 준비하겠습니다. 그러다보면 후원자분들과 한겨레가 더 가깝게 연결되고, 그 관계가 오래갈 수도 있지 않을까 희망을 품어봅니다.
행복하시길 기원합니다. 송호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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